작성날자 : 2017-12-02    조회 : 1,150
 
오늘도 차려있는 잔치상

룡소동골안의 자그마한 폭포인 룡소폭포에서 얼마쯤 올라가면 골안 북쪽측면에 황양산이 있다.

이 산은 남향을 마주하고있어 해볕을 받아 언제나 누런 빛을 띤다고 하여 황양산으로 불러오고있다.

잔치상바위는 바로 이 황양산우에 있는 너럭바위이다.

이 너럭바위가운데 나무로 깎은듯한 기러기모양과 우측에 찰떡, 좌측에 송편을 수북이 쌓아놓은 모양의 바위들은 신통히도 잔치상을 방불케 한다..

이 잔치상바위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져오고있다.

먼 옛날 룡소동골안에 젊은 장수가 있었다.

그는 남달리 체격이 장대한데다가 용모가 준수하고 의협심이 강해 마을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젊은 장수가 례절바르고 아릿다운 처녀와 혼례를 치르려고 하자 동네에서는 잔치상을 온 마을이 달라붙어 차려주기로 하였다. 온 동네가 떨쳐나 차리는 혼례식인것만큼 비좁은 방안이 아니라 룡소동골안의 경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황양산꼭대기의 넓은 등판에 차리기로 하였다.

혼례식날 아침 장수의 부모친척들과 이웃사람들, 친구들의 지성으로 마련된 음식들로 황양산등판에는 풍성한 잔치상이 차려졌다.

혼례를 주관하는 좌상로인의 안내를 받으며 잔치상앞에 이른 신랑이 주위를 둘러보니 벌써 와있어야 할 운전리의 친구들이 보이지 않았다.

신랑은 좌상로인에게 조용히 말하였다.

《로인님, 운전리에서 오기로 한 저의 동료들이 보이지 않는데 그들이 온 다음 상을 받았으면 하오이다.》

《운전리젊은이들에게서 기별이 왔네. 그들은 혼례식이 끝난 다음 따로 모여 놀겠다구 하면서 늦어오기루 했다네.》

《예? 그 기별을 누가 가지고 왔소이까?》

《가만, 그 젊은이가 방금 여기에 있었는데…》

로인이 주위를 둘러보는데 운전리에서 온 한 젊은이가 장수앞에 나섰다.

《형님, 제가 왔수다.》

《아니, 네가 왔구나. 그런데 너희 마을친구들이 혼례식이 끝난 다음 오겠다는건 무슨 소리냐?》

《형님, 우리야 친척도 아니구 한 동리사람도 아닌데 저녁에 모여앉는게 좋을것 같아요.》

《그게 무슨 소리냐. 너희들이 내 혼례식에 주인이 아니라구? 너희들은 왜적을 치는 싸움에서 피로 얽힌 내 친구들인데 친척이구 아니구 할게 있느냐? 두말 말고 빨리 오라구 해라. 너희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

어쨌으면 좋을지 몰라 주저하던 젊은이는 마지 못해 한마디 하고 길을 떠났다.

《형님이 갔다오라니 그렇게 하겠수다. 그런데 너무 기다리지 말구 먼저 시작하시우.》

젊은이가 급히 돌아서 내려간 후 좌상로인은 어서 례식을 하자고 하였다. 그런데 장수는 생사를 같이 한 친구들이 오기전에는 절대로 상을 받지 않겠다고 하였다.

할수없이 마을사람들은 장수와 함께 운전리젊은이들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운전리쪽을 자주 바라보군 하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운전리쪽을 바라보던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하였다.

《아니, 저게 무슨 연기야?》

《그러게 말이요. 막 타래쳐오르는게 심상치 않구만.》

운전리쪽에서 검은 연기가 타래쳐오르고 혼례식에 온 마을사람들이 웅성거리자 좌상로인이 앞에 나서며 그들을 안심시키였다.

《저 연기는 바다가사람들의 섭조개구이터에서 오르는것이니 신경쓸것들 없네.》

로인이 안심시켰으나 연기를 바라보는 젊은 장수의 얼굴빛은 무엇을 예감했는지 심중해졌다.

《로인님, 저 연기는 보통 연기가 아니오이다. 저 연기도 그렇고 운전리동료들이 오지 못한데도 무슨 사연이 있는것 같은데 아까 왔던 젊은이에게 다른 말을 들은것이 없소이까?》

장수가 너무 조르는바람에 로인은 젊은이와 한 약속을 터놓지 않을수 없었다.

이날 새벽 운전리젊은이들이 장수의 잔치에 참가하려고 떠나려는데 불시에 해적들이 마을에 쳐들어왔다. 마을젊은이들은 일생에 한번밖에 없는 장수의 혼례식을 망칠가 우려하여 그에게 알리지 않고 자기들끼리 해적떼를 물리치기로 하고 한 젊은이를 보내여 혼례식을 제대로 하게 하였던것이였다.

좌상로인의 말을 듣고난 젊은 장수는 로인의 손을 잡으며 《로인님, 제 혼례식은 다음날로 미루겠소이다.》하며 례복을 벗었다.

《아니, 일생에 한번밖에 없는 혼례식을 치르다말고 미루다니? 그곳에야 운전리친구들이 있지 않나.》

《로인님, 혼례식은 오늘 못하면 다음날 할수 있으나 해적들과의 싸움에서 패하면 별금강이 위태롭소이다.》

장수는 곧 갑옷과 투구차림으로 운전리에 내려갔다.

이날 운전리해변가에 얼마나 많은 해적들이 달려들었는지 싸움은 낮에 밤을 이어 다음날까지 계속되였다. 장수는 장검을 비껴들고 달려드는 해적떼속으로 돌입하여 놈들의 목을 베고 또 벴다.

이틀간에 걸치는 싸움에서 해적들은 모조리 요정났으나 장수는 돌아오지 못하였다. 마지막으로 전장을 돌아보다가 바위뒤에 숨었던 해적놈의 화살에 그만 쓰러졌던것이다.

그리하여 장수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차려놓은대로 있던 잔치상은 그의 제사상으로 되고말았다.

제사를 마치고난 마을사람들은 차마 잔치상을 치울수 없었다. 일생에 한번밖에 없는 잔치상을 받지 못하고 간 장수의 혼백이라도 영구히 받기를 바래서 그대로 놓아둔것이 한해두해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바위로 굳어져버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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