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18-05-11    조회 : 351
 
백천동 잣송이전설 중에서 《푸른 털 돋힌 사람》

옛날에 조순이라는 스님이 있었다. 그는 불교책들을 열심히 공부하여 아는것이 많았다.

조순이 젊었을 때에 금강산을 유람하다가 겪은 이야기이다.

어느날 백천동골안으로 들어가다가 그는 바위틈에 잣송이가 수북이 쌓여있는것을 보았다. 자세히 보니 씨를 다 깐것이였다.

(사람이 다니지 않는 이 깊은 골짜기에 이렇게 많은 잣껍질이 쌓여있다니! 누가 까먹은게 분명한데…)

조순이 두리번두리번 살펴보니 질적질적한 길에 사람의 발자국이 찍혀진것이 보였다.

(옳지, 이 발자국을 따라가보자.)

그는 발자국을 따라 계속 걸어나갔다. 때로는 잘 보이지 않아 헤메이기도 하였다.

멀리 안가서 드디여 무엇인가 사람처럼 생긴것이 앞에서 우물거리고있는것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그 사람의 온몸에는 한자남짓한 길고 푸르스름한 털이 가득 덮여있었다. 그는 낯선 사람을 보자 망설이더니 달아나려고 하였다. 조순이 다가가서 앞을 막아나서니 그는 손을 들어 인사하면서 말을 거는것이였다.

《전라도 말을 알아듣소?》 조순이 알아들을수 있다고 대답하니 《그러면 나를 따라오시오.》하면서 푸른 털 돋힌 사람은 그를 어느 한 깊은 산골로 인도해갔다. 그곳은 맑은 시내물이 흰돌을 적시며 흐르는 경치좋은 곳이고 바람도 없는 아늑한 곳이였다. 그러나 사방의 봉우리들이 얼마나 날카롭고 지세가 험한지 나무군들도 다닐만한 곳이 못되였다. 시내가 큰 바위에는 마치 솥처럼 생긴 돌확이 있는데 한말 남짓한 곡식을 담을만하였다. 거기에는 잣을 쪄서 누룩덩이처럼 만든것이 가득차있었다.

푸른 털 돋힌 사람은 한덩이를 갈라내여 먹으라고 권하면서 말하는것이였다.

《나는 본시 전라도사람이요. 처음 이 산으로 들어왔을 때는 먹을것이 없어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였소. 그래서 잣을 따다가 요기를 하군했소. 처음에는 밸이 윤활해지고 피부에 윤기가 돌더니 마침내는 온몸에 푸른 털이 잔뜩 돋아나는것이 아니겠소. 그래서 옷을 입지 않고서도 덥게 지낸다오. 이제는 백여년 세월이 지났소.》

그날밤 조순이 그와 자리를 같이하고 나란히 누웠는데 아침에 깨여보니 벌써 어데론지 떠나가고 없었다.

조순이도 그후 오래동안 금강산에서 혼자 살면서 푸른 털 돋힌 사람처럼 잣을 따먹으며 지냈는데 그가 언제 어디서 생을 마쳤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투자유치 / 련계 / 문의 / 사진 / 동영상 / 독자게시판

관리자 (E-Mail): kszait@star-co.net.kp

Copyrightⓒ 2012 - 2018 《조선금강산국제려행사》

{caption}
이전 다음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