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19-07-12    조회 : 396
 
삼록수(2)

순간 김서방은 괭이를 들고 곧바로 승냥이를 맞받아 달려가며 소리쳤다.

《이놈, 게 섰거라!》 김서방의 고함소리가 골안에 쩡- 하고 울렸다. 그러자 사슴떼의 꼬리를 물고 따라오던 승냥이가 김서방의 서슬에 주춤 멈춰서더니 에돌아서 사슴떼를 좇으려고 하였다.

김서방은 다시 기를 쓰며 뛰여가서 그 앞길을 막고 승냥이를 쫓아버렸다. 승냥이는 비실거리며 꽁무니를 사리면서도 사슴을 다시 좇으려는듯 흘끔흘끔 뒤를 돌아보며 사라져갔다.

승냥이는 달아났으나 사슴들이 쫓겨가버린 골안은 휑뎅그렁하였다. 김서방은 그 사나운 승냥이를 잡지 않으면 이 골안의 착한 짐승들이 모두 그놈의 먹이가 되고말것 같았다.

잠시 사위를 살핀 김서방은 덤불이 우거진 으슥한 한곳에 큰 함정을 파기 시작했다. 그곳은 승냥이가 숨어있을만 한 장소였다.

함정을 파고 다시 감쪽같이 덮고난 그는 떨어진 사슴뿔이라도 얻을가 하여 두루 우묵진 구뎅이를 찾아 살피며 골짜기를 따라 올랐다.

그러던 그는 어느 비탈진 곳에서 캥캥하며 우는 여우소리를 들었다. 다가가보니 여우 한마리가 자빠진 나무등걸에 끼여 바둥거리고있었다.

김서방은 여우를 보자 대뜸 달려가 여우모가지에 옹노를 걸어 잡아챘다.

교활한 놈 같으니라구! 우리 마을 농군들의 닭을 모두 훔쳐잡아먹고 싸다니더니 여기서 걸렸구나. 네놈은 죄가 많으니 죽어 싸다.

김서방은 못된 여우를 잡고보니 마음이 흐뭇하였다.

그는 그 여우를 끌고 배부자앞에 가져갔다.

《오늘은 이놈이 잡혔소이다.》

윤기도는 여우가죽이 눈길을 끌었으나 배부자는 흥흥 코김을 내불며 머슴을 나무랐다.

《뿔이 한발이나 자란 사슴을 잡아오랬지 누가 노린내나는 여우를 잡아오라고 했느냐. 다시 가서 사슴을 잡아오게.》

배부자는 잡아온 여우는 싫단 말이 없이 고간에 집어넣더니 김서방을 그길로 산으로 쫓아보내였다.

김서방은 다시 산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그는 이번에는 여기저기 산발을 타고 다니며 머루, 다래, 송이버섯도 따고 풍치구경도 하면서 날을 보내였다.

그러다가 어느날 샘골에 파놓은 함정에 마침내 큰 승냥이가 걸려들자 그놈을 잡아가지고 마을에 내려왔다.

이제나저제나하며 김서방이 사슴을 잡아오기만을 기다리던 부자놈은 그만 성이 독같이 올라 눈알을 굴리며 호통을 쳤다.

《네 이놈, 잡아오라는 사슴은 아니 잡고 가죽도 못쓸 이따위를 잡아왔느냐. 그래 금강산에 많은 사슴은 다 달아나고 없어졌다더냐?》

《소인이 짐승들이 다니는 길목을 지키여 몇날, 몇밤을 기다렸사오나 원래 사슴이란 조심스러운 령물이여서 좀처럼 잡기 어렵소이다.》

김서방은 천연스레 대꾸했다. 그 말에 배부자는 성이 더욱 부글거렸으나 제눈으로 보지 못한 일이라 어쩌는수가 없었다.

그러나 부자놈은 이 며칠 산바람을 쏘여 신수가 멀쩡해진것 같은 김서방을 보며 속으로 알량한 생각을 굴리였다.

(저 김서방이 혹시 록용이 장생불로 명약이라고 하니 사슴을 잡아서 그 뿔을 제 혼자 먹고 감추는것이 아닐가? 한번 가만히 그 꼬리를 밟아보리다!…)

이렇게 생각한 부자놈은 속에 품은 가시보따리를 눙치며 짐짓 선량한체 웃음을 지어보였다.

《자네 어쨌든 그새 수고가 전혀 없는것은 아니니 오늘은 푹 쉬고 래일 아침 다시 산으로 오르게나.》

다음날 아침 김서방은 바줄과 괭이를 어깨에 걸메고 산으로 올라갔다.

수정같은 옥계수를 이리저리 건느고 엷은 안개구름을 헤치며 세존봉중턱에 오르니 어느덧 해는 한발이나 솟아올랐다.

(부자놈이 자꾸 사슴을 잡아오라니 이제는 어쨌으면 좋을고? 오늘은 귀떨어진 락각<저절로 떨어진 사슴뿔>이라도 하나 주어야 할가보다)하고 생각하며 샘골어구에 이른 그는 문득 골안에서 울려오는 사슴들의 애처로운 울음소리를 들었다.

김서방은 다급히 언덕을 향해 달려올라갔다.

비탈길을 타고 언덕마루에 올라선 그는 그만 가슴이 철렁하여 무춤 멈춰섰다.

바로 승냥이함정을 파놓은 그 주변에 새끼사슴 몇마리가 오구구 모여서서 부산스레 오가며 안타깝게 우는것이였다.

(엄지사슴이 함정에 빠진 모양이로구나!) 김서방이 달려가 무너진 함정을 내려다보니 아니나다를세라 승냥이가 빠졌던 그 자리에 이번에는 큰 엄지사슴 한마리가 빠져있는것이였다.

                                                                                               (계속)


 
   

련계 / 문의 / 사진 / 동영상 / 독자게시판

관리자 (E-Mail): kszait@star-co.net.kp

Copyrightⓒ 2012 - 2020 《조선금강산국제려행사》

辽ICP备13001679号-1
{caption}
이전 다음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