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19-07-12    조회 : 477
 
삼록수(4)

비로봉산마루에서 수많은 사슴떼가 줄지어 내려와 샘물터두리에 심은 산삼포기에 머리에 돋친 뿔을 드리우고 뿔에 맺힌 새벽이슬을 뿌려주는것이였다.

사슴들은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새벽마다 떼를 지어 내려와 삼포기에 이슬을 뿌려주었다.

그러자 산삼은 우적우적 날마다 키를 솟구었다. 이어 빨간 삼씨가 튕겨나더니 다시 그곳에서 뾰족뾰족 삼순이 돋고 삼순이 돋자 꽃이 피고 꽃이 피자 곧 열매를 맺는것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샘골은 온통 삼꽃이 만발한 삼밭을 이루었다.

그런데 더욱 신기한것은 산삼포기가 땅우에 새싹을 내밀 때마다 사슴들이 그우에 사슴뿔을 하나씩 떨구어 뭇짐승들이 삼을 다치지 못하도록 가시방패물을 만들어놓는것이였다.

산삼은 날마다 무성하게 자라고 사슴뿔은 뿔바위모양으로 땅에 뿌리를 박고 굳어져 삼을 지켜주었다.

어느날 삼밭을 김매주던 김서방은 땀흘린 이마를 훔치며 샘물을 달게 마시였다.

샘물은 차고 시원하며 향긋한 물맛을 냈다.

《어, 물맛이 참 좋구나!》하고 혼자소리를 한 그는 문득 물우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보고 눈이 둥그래졌다.

물에 비친 젊은이의 모습이 자기를 향해 싱글벙글 마주 웃는것이 아닌가! 다시 보아야 그것은 분명 자기의 모습이였다.

(원, 한뉘 고생속에 주름 많던 얼굴은 어디에 가고 이렇게도 젊어질수 있단 말인가?)

이상한 일이였다.

그러고보니 그사이 아프고 쑤시던 매맞은 어혈도 씻은듯 사라지고 굽었던 허리도 쭉 펴진것 같았다. 온몸에는 마냥 젊은이처럼 새 힘이 솟구치였다.

김서방은 꼭 꿈을 꾸는것 같았다. 눈을 비비고 살을 꼬집고 《어! 어!》 소리를 질러보았으나 분명 꿈은 아닌 생시였다.

그제서야 김서방은 그 까닭을 안듯 자기의 무릎을 철석 쳤다. 《옳거니, 샘물이 그사이 조화를 부렸구나. 온 골안에 한벌 깔린것이 산삼, 록용뿐아니라 그 산삼이 즙을 주고 록용이 녹아내려 솟아난 샘물이니 이는 분명 장생불로 산삼록용약수로다!》

샘물의 비결을 안 그는 덩실덩실 춤을 추며 그날로 마을에 달려내려가 이 사실을 마을사람들에게 알려주었다.

머슴군 김서방이 총각처럼 젊어진것을 본 마을사람들은 모두 눈을 비비며 놀랐다.

그길로 마을사람들은 너도나도 김서방을 따라 샘골에 올라가 약수도 마시고 동이마다 가득 신기한 샘물을 길어왔다.

그 산삼록용약수를 마시자 앓던 사람들은 병이 가신듯 낫고 늙은이들은 젊어졌다. 녀인들은 꽃같은 미인이 되고 남정들은 힘이 장사같은 장부가 되였다.

이 소식은 바람같이 날개가 돋쳐 배부자의 귀에도 전해졌다.

늙은 김서방이 산에서 죽은줄만 알았던 배부자놈은 산삼록용이 우러나는 샘물이 있다는 소문을 듣자 마누라의 손목을 잡고 허둥지둥 샘골로 달려갔다.

산삼과 록용이 그 골안에 또한 한벌 깔렸다고 하니 어서 가서 산삼, 록용도 한짐 지고 오고 신기한 약수도 실컷 마시고 오리라… 하며 배부자내외가 엎어질듯, 자빠질듯 숨이 턱에 닿아 헐레벌떡 샘골에 이르니 과연 한곳에 정가로운 샘물이 펑펑 솟구쳐오르고있었다.

배부자놈은 먼저 세모진 살모사눈알을 홰홰 굴리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사방에 보이는것은 무성한 잡초뿐이고 밟히는것은 어디나 뿔처럼 내돋은 바위뿐이였다.

다시 벌름코를 들어 벌름하며 흠흠 냄새를 맡아보았으나 삼향기는커녕 풀향기조차 꼬물만큼도 느껴지지 않았다.

(흥, 미욱한것들이 잡초와 가시바위를 놓고 산삼, 록용이라고 떠들었군. 산삼, 록용도 못 가려보다니…)

부자는 공연히 역증이 올라 사방 퉤, 퉤! 침을 밷고 성가시게 발에 걸채며 찌르는 뿔바위를 걷어찼다.

그러자 발끝에서 벙끗하고 불꽃이 튕기며 다리가 끊어질듯 아파났다.

《이크!》하며 벌렁 나자빠진 부자는 샘물이나 마셔보자 하고 엉치걸음으로 엉기엉기 그곳에 다가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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